「Early」는 한 종류가 아닙니다
12학년 가을 상담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질문이 “Early 쓸 거죠?”입니다. 이 글은 용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해도 끝까지 따라올 수 있게 썼습니다. 기억하실 규칙은 하나입니다. 합격하면 무조건 가야 하는 카드는, 한 번에 한 장입니다.
미국 대학 원서는 기회가 두 번입니다. 가을에 내는 Early, 연말에 내는 레귤러. 상담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ED와 EA가 뭐가 다른지부터 물어보십니다. 당연한 질문이고, 오늘 바로 거기서 시작하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를 기준으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겠습니다. 범위는 미국 상위 40위권 종합대학이고, 시선은 밴쿠버에서 지원하는 국제학생 자리입니다.
레귤러부터. 간단합니다
레귤러(Regular Decision)는 연말에 내는 보통 원서입니다. 마감은 대부분 1월 1일에서 6일 사이입니다. 가족들 체감으로는 12월 31일 밤까지 붙잡고 쓰는 그 원서입니다. 발표는 3월 말까지 거의 다 나옵니다. 몇 곳이든 낼 수 있습니다. 붙은 학교들 중에서 5월 1일까지 한 곳만 고르면 됩니다.
캘리포니아만 예외입니다. UC는 Early라는 게 아예 없습니다. 접수가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고, 발표는 3월입니다. 그러니까 “UCLA를 Early로 쓰자”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UC 얘기는 돈 문제에서 한 번 더 나옵니다.
Early는 딱 두 가지입니다
가을에 일찍 내는 게 Early입니다. 종류가 많아 보이지만, 사실 두 가지뿐입니다. 약속을 하고 내느냐, 안 하고 내느냐.
- 약속하고 내는 Early — ED
- “붙여주시면 무조건 가겠습니다”라는 동의서에 학생, 학부모, 학교 카운슬러 세 명이 서명해서 냅니다. 11월 초 마감, 12월 중순 발표. 붙는 순간 다른 원서는 전부 철회합니다. 이런 약속을 바인딩이라고 부릅니다.
- 그냥 일찍 내는 Early — EA
- 약속 없이 일찍 내고 일찍 발표만 받는 것입니다. 붙어도 5월 1일까지 고민할 수 있습니다. MIT와 시카고가 대표적이고, WashU도 올해 새로 만들었습니다.
ED의 약속은 무겁습니다. 그래서 규칙이 하나 따라옵니다. 동의서는 한 번에 한 학교에만 낼 수 있습니다. 카운슬러가 서명을 해야 하니, 두 장을 만드는 것 자체가 안 됩니다.
그런데 네 학교는 EA에도 조건을 겁니다
Harvard, Yale, Princeton, Stanford. 이 네 곳의 Early는 약속 없는 EA인데,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우리한테 일찍 내려면, 미국 안의 다른 사립에는 일찍 내지 마세요.” 그래서 이름도 따로 부릅니다(REA). Georgetown과 Notre Dame은 약한 버전입니다. 다른 EA는 되고, ED 약속만 안 됩니다.
이 조건 때문에 결론이 이렇게 됩니다. ED를 쓰든 네 학교 중 하나를 쓰든, 가을에 낼 수 있는 승부수는 한 장입니다. Duke에 ED를 내는 순간 Harvard는 사라집니다. Harvard에 내는 순간 Duke ED가 사라집니다.
약속 없는 보통 EA는 이 계산에 안 들어갑니다. MIT와 시카고 EA는 몇 장을 내든 서로 막지 않습니다. 다만 네 학교 중 하나에 카드를 쓴 해에는, 사립인 이 EA들도 못 냅니다.
밴쿠버 학생에게만 보이는 예외
The early admissions program is at an institution outside the United States. — Yale, Single-Choice Early Action 규정의 예외 항목
네 학교의 “다른 데 내지 마세요” 조항에는 예외 목록이 붙어 있습니다. 그중 한 줄이 위 문장입니다. 미국 밖 대학은 막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Harvard와 Stanford도 같은 예외를 명시합니다. 그러니까 Harvard에 카드를 걸어놓고 UBC, 토론토, 맥길에 지원해도 규정 위반이 아닙니다. 옥스브리지와 의대 지원자의 영국 UCAS 마감(10월 15일)도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떨어지면 1월에 한 번 더 낼 수 있습니다
11월 카드가 떨어지거나 디퍼(다음 라운드로 보류)되면 끝이 아닙니다. 1월 초에 같은 약속을 한 번 더 받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이걸 ED2라고 부릅니다. Rice, WashU, JHU, Emory, 시카고, NYU, Vanderbilt 등이 받아 줍니다. 발표는 1월 말에서 2월 중순 사이입니다. Stanford는 자기한테서 떨어진 학생이 다른 학교 ED2로 가도 된다고 규정에 적어 뒀습니다. 다만 Duke, Northwestern, 그리고 아이비 여덟 곳에는 ED2가 없습니다. 그 학교들의 문은 11월에 지나치면 그해에 다시 열리지 않습니다.
시카고에는 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시카고에는 남들보다 앞서 열리는 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름은 ED Zero. 공식 명칭은 Summer Student Early Notification, 줄여서 SSEN입니다.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접수하고, 11월 1일 전에 발표합니다. 미국 상위권에서 제일 이른 합격 발표입니다. ED와 같은 약속을 하고 냅니다.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시카고 여름 프로그램을 다녀왔어야 합니다. 온라인 과정($4,980)도 인정되고, 몇 학년 여름이었는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시카고 공식 지원 페이지에는 지원 플랜이 네 개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다섯 번째 문은 지원 페이지가 아니라 여름 프로그램 사이트에 있습니다.
이 문의 진짜 가치는 발표가 이르다는 게 아닙니다. 발표가 다른 학교 ED 마감 전에 나온다는 점입니다. ED 약속은 합격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떨어지거나 디퍼되면 아무 일도 없던 게 됩니다. 그러면 11월 1일에 다른 학교 ED를 그대로 낼 수 있습니다. 남들이 가을에 한 번 던지는 승부수를, 이 학생은 두 번 던지는 셈입니다. 1월 ED2까지 치면 세 번입니다. 단서는 두 개입니다. 동시에 두 약속을 거는 게 아니라, 하나가 끝난 뒤에 다음을 내는 순서입니다. 그리고 10월 15일에 내면 발표가 11월 1일 직전에 올 수 있으니, 두 번째 카드의 원서는 발표를 보기 전에 완성돼 있어야 합니다.
- 9월 1일
- 시카고 ED Zero 접수 시작
- 10월 15일
- 접수 마감
- 11월 1일 전
- 발표. 합격이면 등록 약속이 발동하고, 여기서 끝납니다
- 11월 1일
- 다른 학교 ED 마감. 떨어졌거나 디퍼면 이 날의 카드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 1월 초
- 여기서도 안 되면 ED2가 남습니다. 가을 승부수가 최대 세 번이 되는 구조입니다
마감이 빠르다고 발표가 빠른 게 아닙니다
공립 몇 곳은 마감이 10월 15일로 빠릅니다. 그런데 발표를 보면 다릅니다. UT Austin은 1월 15일까지, UNC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민이 아니면 2월 15일까지 알려줍니다. 마감은 Early인데 발표는 레귤러급입니다. Georgia Tech의 10월 15일 창구는 아예 조지아 주 학생 전용입니다. 국제학생은 11월 2일에 내고 1월 말에 듣습니다.
패턴이 보이실 겁니다. 12월에 빨리 발표하는 문은 거의 전부 약속을 요구합니다. Florida ED가 12월 11일, 사립 ED가 12월 중순, Michigan이 지난 사이클에 새로 만든 ED가 12월 말입니다. 빨리 답을 받으려면 고를 자유를 내놓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예외가 약속 없는 EA 셋입니다. MIT, 시카고, WashU는 12월에 발표하면서 아무것도 묶지 않습니다.
돈 얘기
미국 대학 대부분은 국제학생이 재정보조를 신청하면 그 사실을 심사에 반영합니다. 여기에 ED가 겹치면 위험이 둘이 됩니다. 붙으면 가야 하니까, 다른 학교가 얼마를 줄지 비교할 기회가 없습니다. 보조가 필요한 가정이라면 약속 카드를 어디에 쓸지 더 조심해야 합니다.
이 글이 다루는 40개 대학 중에, 보조 신청을 아예 안 보고 심사하고 학교가 계산한 필요액(demonstrated need)을 전액 채워주는 곳은 일곱입니다.
- Harvard — “regardless of nationality or citizenship”
- Yale — “regardless of citizenship or immigration status”
- Princeton — 합격한 국제학생 전원에게 계산된 필요액 전액 지원
- MIT — “need blind and meets full need for all students, foreign and domestic”
- Dartmouth — Class of 2026(2022년 가을 입학생)부터
- Brown — Class of 2029(2025년 가을 입학생)부터. 지금 지원하는 학생은 이미 적용 대상입니다
- Notre Dame — 2024년 9월부터
일곱 중 다섯, Harvard·Yale·Princeton·Notre Dame·MIT는 약속 없이 낼 수 있는 Early 문을 갖고 있습니다. 묶이지 않고 지원하면서 보조 신청이 불이익도 되지 않는 조합입니다. Dartmouth와 Brown의 Early는 ED뿐입니다. 반대편 끝이 UC입니다. 국제학생에게는 need 기반 지원금 자체가 없습니다.
달력 한 장에 겹쳐 보겠습니다
- 9월 1일
- 시카고 ED Zero 접수 시작. 여름 프로그램 수료자만
- 10월 1일
- UC 접수 시작
- 10월 15일
- ED Zero 마감 · Florida ED 마감 · UNC·UT Austin EA 마감
- 11월 1일~2일
- ED·EA 대부분 마감 (Duke·시카고·WashU·Georgia Tech는 2일)
- 11월 30일
- UC 마감
- 12월 11일~말
- 약속 문들의 발표. Florida 11일, ED 중순, Michigan 말. 약속 없는 EA도 이때 (MIT·시카고 중순, WashU 23일)
- 1월 1일~6일
- ED2·레귤러 마감 (Emory 1일 · JHU 2일 · Duke·Rice·WashU·시카고 4일 · Georgia Tech 6일)
- 1월 15일~2월 15일
- 공립 EA 발표 (UT Austin 1월 15일까지 · Georgia Tech·Michigan 1월 말 · UNC 2월 15일까지) · ED2 발표 (Rice 1월 말부터 Emory 2월 15일까지)
- 3월 말~5월 1일
- 레귤러 발표, 대부분 3월 말까지 · 5월 1일 등록 확답
그러니 질문은 “Early를 쓸까”가 아닙니다. “한 번에 한 장뿐인 카드를 어느 문에 쓸까”입니다.
그 답은 가족마다 다릅니다. 학교 리스트, 재정 상황, 그리고 10월까지 원서가 얼마나 준비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카드를 11월에 쓰는 게 맞는 가정이 있고, 1월의 두 번째 장이 본 승부인 가정도 있습니다. 카드를 아예 아껴야 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저희가 가족마다 따로 보는 게 그 지점입니다.
전체 영상 보기근거각 대학 입학처 공식 페이지의 2026-27 지원 일정과 규정 원문입니다 (2026년 8월 31일 확인. Harvard·Yale·Princeton·Stanford·MIT·Duke·Rice·WashU·Emory·JHU·시카고·Michigan·UNC·Georgia Tech·UT Austin·Florida·UC). 마감일은 해마다 조금씩 움직입니다. 지원하는 해에 반드시 다시 확인하십시오. 어느 문에 카드를 쓸지의 판단은 어느 대학의 방침도 아닌 IPE 기준입니다.